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가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 달려) 죽은 십자가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우리가 생각할 때에)
세상에 붙은 욕심을
헛된 줄 알고 버리네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못 박힌 손 발 보오니
큰 자비 나타내셨네
가시로 만든 면류관
우리를 위해 쓰셨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님
겟세마네에서 잔을 마실 때에
나도 그때 그 잔 안에 있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뭔 염병할 소리
익지 않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것은 병든 것이다
논에 가봐라
시퍼런 벼일수록 고개가 빳빳하다
너는 아직 파란 벼이다
지금 고개를 숙이는 것은 교만이고 오만이다
더 빳빳하게 고개를 들어
태양의 영양분을 담뿍 받아야 한다
햇빛과 노니다 보면
시간이 가고
그러다 보면 황금빛 물결이 네게로 오고
절하듯 스스로 고개를 숙인다
너는 아직 익지 않았다
고개를 들라
더 빳빳이 고개를 들어 햇빛을 받아라
지금 고개 숙임은 지독한 위선이다
몸이 아프다고, 머리가 아프다고 고개를 숙이지 마라.
사는 것이 힘들다고 세상에 고개를 숙이지 마라.
그럴수록 눈에 힘을 주고, 배에 힘을 주고
고개를 빳빳하게 들어야 한다.
고개를 숙이면 더 큰 비굴만 있을 뿐이다.
눈에 힘을 빼면 더 많은 수모가 있을 뿐이다.
배에 힘을 풀면 더 많은 고통이 따를 뿐이다.
사는게 별거 없다하더라도...
희망과 꿈이 초라하다고 해도...
그럭저럭 살다가는 것이 인생이라도 해도...
그러하기에
더욱 고개를 들 일이다.
너의 존재가, 나의 존재가, 우리의 생명이 시키는 일이다.